성선택에 의한 진화적 적응

성선택에 의한 진화적 적응:

성선택이 특별한 종류의 진화 과정인 것과 별개로, 그것이 만들어 낸 적응들 또한 몇 가지 특별한 양상을 보인다. 구애를 위한 적응은 보통 어린 개체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성적으로 성숙한 성체들에서 고도로 발달한다. 또 암컷보다는 수컷에게서 훨씬 요란스럽고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런 적응들은 이성에게 자신의 매력을 증명하는 시청각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 구애적응들은 그 동물이 아프거나 굶주렸거나 다쳤거나 해로운 돌연변이가 많을 경우 만들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동물의 적응도를 드러낸다(적응도 지표). 또한 개체들 사이에 차이가 뚜렷하며, 그러한 차이들은 대개 유전자에 의해 대물림된다. 차차 살펴보겠지만 언어, 미술, 음악, 사상, 유머, 창조적 지능과 같은 인간의 가장 독특한 능력들은 이런 기준들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러한 형질들은 흔히 정통적인 의미에서의 생물학적 적응(진화적 적응)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와 존 투비는 우리 과학은 진화에 의해 최적화되어 더 이상 개체들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거나, 혹은 그러한 차이가 유전자에 의해 대물림되지 않는 인류의 보편적 형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뭉뚱그리기 방법은 생존을 위한 적응을 찾아내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은 … 성선택된 적응들을 배제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성선택은 짝 고르기에서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개체들간의 형질 차이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또한 몇몇 구애행위는 매우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능력이 딸리는 개체는 아예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핸디캡 원리). …

모든 사람이 미술 작품을 만들고, 모든 사람이 똑같은 미술적 재능을 갖고 있어야 예술을 진화상의 적응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 말은 어불성설이다. —p28-29, The mating mind

성선택에 의해 진화된 적응도 지표의 특성:

어떤 형질이 성선택을 통해 적응도 지표로써 진화했다면, 무엇보다 형질의 개인차가 커야 한다. 이 형질은 짝 고르기로 하여금 그 형질을 소유한 개체를 그렇지 않은 경쟁자와 차별하여 좋아하도록 만들기 위해 진화했기 때문이다. 둘째로 적응도 지표는 적응도의 유전적 변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높은 유전성을 보일 수 잇으며, 적응도는 늘 유전성을 지닌다. 셋째로 적응도 지표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치와 비효율성을 추구한다(핸디캡 원리). 마지막으로, 적응도 지표는 모듈화가 어렵고, 다른 적응들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한 생명체의 건강, 생식력, 지능, 적응도 등 전반적인 양상을 포착하는 것이 적응도 지표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p205, The mating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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